오늘도 우리 동네 맥도날드에 왔습니다. 제가 날마다 이곳에 온다고 하니, 햄버거 많이 먹고 미국형 성인병 걸릴까 걱정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햄버거 일년에 세개도 안 먹습니다.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장거리 자동차 여행할 때만 부득이 길가에서 한 두번 먹는데, 그때는 버거킹으로만 갑니다. 버거킹에 가서 1번 셋트를 치즈와 피클 빼고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맥도날드에서는 커피 라테를 저지방으로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마십니다. 맥도날드에만 와서 공부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의 의지와 테아블이 저에게 맞고 편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맥도날드 매장의 사장들은 매장의 겉 모양은 통일되게 꾸미지만, 내부는자기 개성대로 합니다. 도시마다 맥도날드 매장들이 도처에 있어도, 제 몸에 맞는 탁자와 의자, 그리고 눈을 편하게하는 조명까지 맞게 갖추어진 곳은 여기 뿐입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므로 일반 독서는 조금하고 설교를 준비해야 합니다. <기독교강요>를 몇 페이지 읽고 덮으려는데, 평소에 "이게 무슨 뜻이지?"라며 궁금했던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오실 때까지 완전성의 실현은 지연된다. 그때에는 바울이 가르친대로 '하나님이 만유의 주로서 만유 안에' 계실 것이다 (고전 15:28)." (기독교강요, 3.20.42)

<기독교강요> 3권 20장은 기도에 대한 칼빈의 신앙과 신학이 진술되는 곳입니다. 기도와 믿음의 관계, 그리스도의 중보기도 등에 대해 설명하더니,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을 강해하기 시작합니다. 칼빈이 기도에 대해 말하는 내용이 총 52절인데, 전체를 다 모으면 작은 책 하나의 분량입니다. 아마 <기독교강요>에서 제일 분량이 많은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 절의 분량이 보통 서나 페이지입니다.

기도하지 않은 사람은 기도에 대해서 할 말이 없는 법입니다. 성령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성령에 대해 할 말이 많지 않습니다. 선교에 대해 관심없는 사람은 선교에 대해 할 말이 없습니다. 칼빈은 기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의 끝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칼빈이 기도와 매우 가까운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칼빈이 기도하지 않았고, 성령에 대해 몰랐다고 함부로 말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중에 칼빈만큼 기도와 성령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주기도문의 '나라이 임하옵시며' 부분을 설명하면서, 칼빈은 마지막 때에 하나님이 만유의 주로서 만유 안에 계시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표현은 서철원 박사와 같이 한문을 익한 분들의 책에 자주 나옵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보니 성부 하나님이 모든 피조 세계를 친히 완전하게 다스리고, 하나님이 충만하게 거하시는 하나님 나라가 종말에 실현된다는 의미입니다.

먼저 성부 하나님께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에게 만물을 다스리고 복종시킬 권세를 주셨습니다. 인간의 반역 죄를 빌미로 역사하였던 마귀의 권세가 십자가로 인해 망했습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에게로 이양되었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행사하시는 온 우주의 총 사령관이 되셨습니다.

그리스도가 재림 하실 때에 남아있는 피조 세계의 죄악이 완전하게 청소됩니다. 믿음 안에서 죽은 성도들의 몸이 부활하여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백성으로 서게됩니다. 그때까지 지상에 살아있는 성도들은 홀연히 변화되어 영원히 썩지 않고 죄에게 굽히지 않는 몸으로 변화를 입습니다. 그날까지 살아있는 악인들과 이미 죽은 악인들도 영원한 몸으로 변화되고 부활하여 거짓의 영들과 함께 영원한 심판의 불 못에 던져집니다.

그 날은 십자가에서 피 흘리셨던 그리스도가 심판주로서, 하나님 나라의 완성자로서 이 땅에 임하심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이 십자가의 피로 이루어 낸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자기의 공로로 남기지 않으십니다. 그 모든 것들을 성부 하나님께 다시 바치십니다. 그리고 그때 구속주이시고,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끝이 납니다. 만물이 다시 아버지 하나님의 권세와 다스림 아래로 돌아갑니다. 하나님의 완전하신 통치, 하나님의 충만한 임재가 이루어 집니다. 아담의 반역죄가 있기 전의 하나님의 나라가 다시 회복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자기를 찬송하고 경배하는 백성을 가지시려고 계획하신 창조경륜이 종말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도 바울은 "하나님이 만유의 주로서 만유 안에 계시려 하심이라" (고전 25:28)라고 말했습니다. 예수께서 우리들에게 '나라이 임하시옵시며'라고 기도하라고 하신 말씀 안에 이러한 깊고 광대한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인간과 만물이 아무 저항이나 반발없이 100% 온전히 하나님을 경외하고 찬송하는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앞으로 주기도문의 "나라이 임하옵시며'를 따라할 때, 이 말씀의 의미를 기억하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작은 종 정이철 목사가 맥도날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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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