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복음과 구약의 율법에 대해 소견을 다시 명확하게 밝히고자 합니다. 분명히 그리스도는 율법을 지키셨고, 마지막 순간에는 율법의 요구대로 자기의 목숨을 십자가에 내어 놓으심으로 우리에게 의롭다 하심과 구원을 선물하셨습니다. 만일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지키지 않으셨다면, 그 분의 피 흘리심이 우리를 의롭게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지키시고 율법의 요구대로 목숨을 내어 놓았음으로 우리에게 의와 구원이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으시고 전가하셨다는 말씀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오직 그리스도께서 피 흘리고 죽으심이 우리의 의이고 구원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율법준수가 귀하지만, 만일 그리스도의 율법준수의 의가 따로 있다면, 성육신의 의, 힘써 전도하심의 의, 병자들을 치료하심의 의, 십자가에서 죽으심의 의, 부활하심의 의 ... 등 우리가 전가 받아야 할 각종의 그리스도의 의의 목록이 성경에 기록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면에서 하나님께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순종하심과 삶의 의로우심에 대해 의문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예수님이 십자가의 피 흘리심만 주장하고 강조하는 것으로 왜곡하면 안 됩니다. 예수님을 항상 순종하셨고, 언제나 거룩하고 의롭고 흠 없으셨습니다.

서철원 박사님과 정이철 목사가 반대하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고 전가하셨다는 능동적 순종의 의의 전가 교리”입니다. 예수님이 율법을 지키신 것을 확실하게 믿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율법준수의 의의 획득과 전가는 성경이 가르치지 않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율법은 지금도 선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우리가 성령충만하고 말씀중심의 신앙생활을 지속하면 구약의 율법이 말하는 내용과 정신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에서 실현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율법은 지금 우리의 신앙의 거울입니다. 서철원 박사님과 정이철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사랑하고 지극히 귀하게 여깁니다. 만일 우리가 지금 구약의 율법에도 미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우리의 신앙의 진정성을 당연히 의심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신앙이 말씀 중심이 아니고 성령충한하지 못하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제발 서철원 박사님과 정이철 목사가 율법을 무시한다고, 또는 율법을 싫어한다고, 또는 예수님이 순종하지 않았다고, 또는 예수님의 의로우신 삶을 살지 않았다고, 또는 예수님의 율법과 모든 면에서 흠 없으신 삶을 중시하지 않는다고 왜곡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서철원 박사님과 정이철 목사가 반대하는 것은 단지 그리스도가 율법을 준수하여 의를 획득하고 전가하였다는 “능동적 순종의 의의 획득 전가교리” 하나입니다. 그것이 비성경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의 의의 획득 및 전가 교리가 왜 성경에 반하는 그릇된 주장인지에 대해 한번 더 설명하겠습니다.
 

1. 성경의 가르침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오직 우리 대신 그리스도께서 피 흘리고 죽으심이 우리의 죄를 씻어 의롭게 만드는 은혜의 사건이라고 말씀합니다. 성경에는 그리스도가 우리를 대신하여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어 전가하였다는 말씀이 단 한 줄도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롬 3:24)

“우리가 그 피를 인하여 의롭다 하심을 얻었은즉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얻을 것이니” (롬 5:9)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고후 5:21)
 

2. 성육신의 근본 목적을 약화시킵니다.

창조주가 죄로 말미암아 잃어버린 백성을 되찾으시기 위해 친히 피조물이 되어 대신 죽으심으로 타락한 백성들의 구원을 이루신다는 기독교의 핵심을 약화시킵니다. 만일 정말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으시고 전가하신다면 이미 그것으로 우리의 죄가 사하여 졌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죄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로 의를 선언하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고 전가하셨다면, 반드시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야 하는 당위성이 약화됩니다.
 

3. 그리스도를 죄인으로 만듭니다.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고 전가하셨다는 교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리스도가 실제로 죄인이 되셨다는 망측한 사상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첫 아담의 자리에 들어가서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도 율법을 지켜 의를 얻었다는 망령된 사상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점을 서철원 박사님께서도 다음과 같이 지적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자기의 의를 얻기 위해 율법준수를 이루신 것이 아니다. 의는 생존권을 뜻하는데 그리스도가 율법을 다 지켜서 의를 획득했다고 하면 그를 죄인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
- (서철원 박사, 「교의신학전집 5: 구원론」, 115)


실제로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고 전가하였다고 주장하는 어떤 분은 다음과 같이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마지막 아담으로서 그리스도 자신 역시 구원되어야 하는 존재로서 그가 이루신 율법에 대한 온전한 순종, 곧 행위언약에 대한 성취인 것이죠.”

“이 때 칭의란 바로 그리스도 속죄를 그리스도가 이루신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

“그런데 어쩌면 좋습니까?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루이스 벌코프(Louis Berkhof)도 이단이 될 수 있습니다. 벌코프의 표현을 토시하나 안 빼고 그대로 인용해 보겠습니다. ‘은혜 언약을 소개하기 위해서 그리스도는 자신의 능동적이고 동시에 수동적인 순종을 통하여, 행위언약이 규정한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했고 실제로 충족시키셨다.’”

“특별히 그리스도의 부활을 그리스도가 칭의 되신 사건으로 보고 있다. 성부가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키심은 그리스도가 하신 모든 구속사역을 의롭게 여기신 사건이다”
 

4. 칭의가 범책을 다 제거하지 못한다고도 합니다.

그리스도의 율법준수 의의 획득, 전가를 믿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현상인지, 소수의 현상인지 알 수는 없으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의 의의 획득, 전가를 주장하는 어떤 분은 종교개혁의 이신칭의 신앙으로 죄책이 다 제거되지 않고, 교회에 주신 은혜의 수단으로 성화를 이루어야 죄책이 다 제거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자범죄를 지을 때, 이 자범죄 역시 범책과 벌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투레틴에 따르면 이 범책은 칭의로도 제거되지 않는 우리가 오롯이 져야 할 짐으로 남습니다. 그것이 바로 성화를 통해서 우리에게 적용될 때에만 제거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인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아담을 믿음으로 구원받은 자로 간주한다면 아담의 범책과 우리 자신의 범책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데 그 해결책이 칭의에서 보이지 않고 성화를 통해서 보이며 따라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의 공로가 우리에게 적용되는 은혜 외에는 이것을 제거할 방법이 없는 것이죠.”

이신칭의로도 죄의 오염은 남아있고, 지속적인 성화과정을 통하여 남아있는 죄의 오염이 제거된다는 것은 바른 말이지만, 칭의로도 해결되지 않는 범책을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을 적용하는 성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서철원 박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의롭다 하심의 중요한 점은 바로 죄책을 제거하심이다. 죄책 혹은 죄과의 제거는 죄인을 의인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무죄하다고 선언하는 것은 죄에 대한 책임이 제거되었음을 뜻한다. 그래서 범조하였지만 조책이 제거되었으므로 죄에 대해서는 책임질 일이 없어진다. 곧 완전한 의로 인정되는 것이다.”
- (서철원 박사, 「교의신학전집 5: 구원론」, 124)
 

5. 천주교의 칭의론을 답습하는 것입니다

종교개혁 이전의 로마교회의 칭의 신학은 믿음은 단지 칭의를 얻는 과정의 시작 단계이고, 이후 합당한 행위가 있어야 칭의를 얻는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리스도가 율법을 지켜서 의를 얻고 전가하신다는 칭의 사상은 로마교회의 도덕적 칭의 사상이 개신교 용으로 변신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철원 박사님은 그리스도가 율법을 준수하여 의를 얻고 전가하셨다는 사상이 로마교회의 도덕적 칭의론이 개신교 용으로 각색된 형태라고 비판합니다.

“도덕적 칭의는 의롭다 함을 받는 자격을 갖추어서 의를 획득하는 것이다. 곧 고행과 선행을 행하여 의롭게 되어 의를 전가하는 것이다. 이것은 율법준수로 의를 획득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이런 일은 결코 행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 너희가 어찌하여 하나님을 시험하여 우리 조상과 우리도 능히 메지 못하던 멍에를 제자들의 목에 두려느냐' (행 15:10). 그리스도가 율법을 준수하여 의를 얻었으므로, 그 의를 우리에게 전가한다고 하는 가르침은 로마교회가 구성한 도덕적 칭의를 개신교식으로 각색한 것에 불과하다.”
- (서철원 박사, 「교의신학전집 4: 구원론」, 11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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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