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서철원 박사의 <교의신학전집 3>(인간론)의 pp.168-171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정통 개혁신학을 배우고, 전혀 이질감 없이 한국인의 신앙 정서에 맞게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개혁신학의 진수를 맛보기 원하는 독자들이 반드시 구입하여 일독하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정이철 목사)
 


언약신학은 개혁신학에만 있다

언약사상은 개혁신학에만 있다. 그러나 언약의 설정과 전개가 개혁신학에서 성경적으로 바르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하나님의 창조경륜에 비추어서 언약체결의 목적이 하나님의 백성 되는 것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언약을 구원 혹은 영생 얻음을 위해서 체결했다는 면에서만 보았다. 영생을 위해서 언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처음 창조가 불완전하여 보충이 필요하였음을 말한다. 사람이 보충한다는 것은 언약 설립의 근본의도와 전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개혁신학의 언약사상이 루터파 신학과 로마교회 신학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그 신학체계들은 언약사상을 중심 주제로 삼지 않았다. 언약사상은 칼빈과 그 후계자들에게만 있다. 개혁파 신학자들은 17세기에 언약사상을 발전시켜 행위언약과 은혜언약으로 공식화하였다.

성경에는 행위언약과 은혜언약 두 가지가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백성 되기로 한 약정과 첫 언약의 회복밖에 없다. 그러므로 첫 언약을 행위언약으로 설정한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언약 개념이다.
 

언약 사상은 칼빈이 많이 개진하였다

칼빈은 그의 <기독교 강요>에서 언약사상을 자주 언급하였다. 그 언약은 하나님과 그의 백성 간에 체결되었다는 것을 자주 강조하였다. 하나님은 언약으로 아브라함의 아들들을 자기에게로 입양하셨다고 제시한다 (Institute, Ⅰ.6.1). 또 하나님은 특별한 언약으로 아브라함의 종족을 다른 민족들과 구분하셨다고 말한다 (Institute, Ⅰ.10.1). 또 교회의 언약에서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 후손의 하나님이 되리라”는 말씀을 넣었다고 칼빈은 말한다 (Institute, Ⅱ.8.21)

위의 진술로서 칼빈은 언약으로 사람이 하나님의 백성 되는 것임을 암시한다. 또 아브라함의 언약이 그의 후손에게 타당할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에게도 타당하다고 하므로 언약은 공동이고 그 효력이 계속됨을 제시한다 (Institute, Ⅳ1.16.6). 칼빈은 언약의 동일성을 주장하기 때문에 구약의 언약의 표지들은 폐지되었어도 그 효력은 신약에서도 타당함을 강조한다 (Institute, Ⅱ.7.16; Ⅳ.15.17; Ⅳ.16.3.10.12).

그러나 칼빈은 언약 개념을 한 번도 정의한 적이 없으므로 후기의 혼란을 가져왔다.
 

쯔빙글리의 후계자 볼링거의 언약사상은 바르기 못하다

헬베티카 신앙고백서는 볼링거(Heinrich Bullinger)에 의해 작성되었다. 볼링거에 의해 언약사상이 영국 개혁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이 언약사상이 1647년에 채택된 웨스트민스터 신경 제 7장에 도입되었다. 웨스트민스터 신경은 이 언약을 행위언약으로 표기하였다. 완전한 순종의 조건으로 아담에게 생명을 약속하셨다는 것이 행위언약이다. 그리고 아담의 타락으로 생명에 이르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다른 언약 곧 은혜언약을 세우셨다고 진술하고 있다.

끌로뻰부르흐(1592-1652)가 언약사상을 개진 정립하여 꼭체유스의 언약신학의 기초가 되었다. 그 후 꼭체유스(1603-1669)는 언약신학으로 체계를 정립하였다. 낙원에서 설립된 행위언약은 죄에 빠짐으로 폐기되었다. 이 언약의 폐기로 은혜언약이 세워졌다고 주장하였다.
 

언약사상을 부활시킨 카위퍼와 바빙크

꼭체유스 후에 언약사상이 배척되었다가 19세기 말부터 아브라함 카위퍼와 헤르만 바빙크에 의해 부활되었다. 이후에는 언약사상이 다시 개혁신학의 기본축이 되었다.
 

행위언약은 잘못 설정된 언약 개념이다

행위언약은 위의 언약체결 논의에서 살폈듯이 잘못 설정된 언약개념이다. 처음 창조 시 아담을 불완전하게 창조하셔서 계명을 지키면 영생에 이르도록 하겠다는 조건으로 언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경륜에 전적으로 어긋한다. 성경 그 어디에도 그런 시사는 없다. 단지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율법과 그 준수 강조를 행위언약으로 바꾼 것이다.

이스라엘에게 주신 율법과 그 준수 강조를 행위언약의 조건으로 주신 것이 아니고 하나님 섬김과 삶의 규범으로 주신 것이다. 성경의 근본 뜻을 모르므로, 사람이 계명을 잘 지키면 영생과 완전함에 이르게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오해하여 행위언약을 공식화하였다.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은 행위언약이 아니라 하나님 백성 되기로 한 약정이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되었으므로 창조주 하나님만을 잘 섬기도록 하려고 계명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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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철원 박사는 서울대학,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원(Th.M), 화란의 자유대학교(Ph.D)에서 연구하였다. 화란의 자유대학에서 칼 발트의 신학을 지지하는 지도교수 베인호프와 다른 발트의 제자 신학자들과의 토론에서 칼 발트의 신학의 부당성을 증명하였다. 발트의 사상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그리스도 창조-중보자직'을 관철하여 박사학위를 얻었고, 이 논문이 독일 튀빙겐대학이 선정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신학 논문 100편에 수록되어 한국 교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신대 신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십년 동안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교수사역에 헌신하다 영예롭게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연구하시며 <바른믿음>의 신학자문 역을 맡아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