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리훈 장로(왼쪽, 치과의사)

나는 이곳 Las Vegas에서 26년간 치과(보철 치과) 의사로서 일하고 있다. 환자 중 90 percent가 senior 들이다. 그러다 보니 환자 중 몇몇 사람들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다. 2018년도 들어 나의 환자들뿐만 아니라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2018년도 12월 6일 기준으로 해서 세상을 떠나셨다. 숫자적인 면에서 올해가 가장 많았다.

내가 이곳 Las Vegas로 이주하기 일 년 전 즈음인 27년 전에 나의 모교회인 서울 평안교회에서 시무하시고 원로 목사로 은퇴하셨던 고 김윤찬 목사님이 위중하셔서 나의 아버지와 함께 목사님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분이 하신 말씀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나는 내가 평안교회에서 여러 장로님들과 함께 동고동락 했던 아름다운 시간들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크리스마스 때 함께 했던 즐겁고 기뻤던 순간들을! 올해(1992) 기회가 된다면 평안교회 장로님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고 싶다.”

그러나 그 분은 그러한 순간을 맞지 못하고 소천 하셨다. 나는 이후 ‘과연 우리의 생애 중 크리스마스를 몇 번이나 맞이할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하였다. 성탄절은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해 원죄와 자범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들을 구원하기 위해(마 1:21) 지극히 높으신 선재하신 하나님께서 비천한 육신의 옷을 입으시고 말구유에서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신 사건이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한 (임마누엘) 사건이다(마 1:23; 이사야 7:14).

이것을 신학적인 용어로 ‘하나님의 강생(incarnation)하심’ 혹은 ‘성육신하심’이라고 한다(요 1:14). 예수 그리스도는 로마의 압정으로 고난과 슬픔 가운데 있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언약의 성취로 때가 되어 생명의 빛으로 평화의 왕으로 오셔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 하시고, 저희의 죄를 속하기 위해 스스로 속죄 제물이 되셔서 단번에 성소에 들어 가셨다(히 9: 12).

또한 우리의 의롭다 함을 위하여 부활하셔서(롬 4:24), 현재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고, 대권을 하나님으로부터 물려받아 만왕의 왕으로 전 우주를 통치 하시고 제사장으로서 우리를 위해 중보하시고 선지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을 통하여 깨닫게 하시고 천국으로 우리를 인도 하시는 분이시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나 같은 죄인위해 십자가를 지시려고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하나밖에 없는 자기의 아들을 우리를 위해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생각할 때 어찌 우리의 입술에서 찬양과 감사가 나오지 않을까?

우리는 전통적으로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켜왔다. 한국은 미국 선교사들이 초기 복음을 전할 즈음인 1885년부터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여겨왔다. 그러나 십 수년 전부터 ‘12월 25일이 예수가 탄생하신 날이 아니다’고 하는 설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면 그들은 왜 12월 25일이 성탄절이 아니라고 하는가?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는 것을 우상숭배라는 것이 그들의 중심적인 주장이다. 이것을 주장하는 집단들은 16세기 재세례파에서 유래한 안식교, 여호와의 증인, 독립침례교 등이다.

AD 313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밀라노 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 기독교도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할 필요성을 느꼈다. AD 354년 로마교회의 감독 리베리우스는 12월 25일을 공식적인 교회 절기로 교회력에 제정하였다. 그 뒤 AD 373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이날을 공식 휴일로 지정하였다. 12월 25일은 원래 태양의 탄생을 축하하는 고대 로마 사회의 동지절이었으며, 이날을 전후하여 로마에서는 농사의 신을 경배하는 축제가 열렸다. 그리하여 저들(안식교, 여호와의 증인, 독립침례교등)은 태양 탄생일인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대체했기 때문에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는 것은 하나님의 규례가 아닌 이방의 규례를 따르는 것이며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우상숭배라고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필자는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 싶다.

1.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세례를 기념하였던 영지주의와의 싸움의 과정에서 초대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탄생의 때가 언제인지에 대해 관심 가지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을 12월 25일 이라고 주장한 최초의 인물은 AD 200년 경의 로마의 역사가 히폴리투스였다.

“예수님의 수태고지가 있었던 날(부활절)은 3월 25일이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12월 25일 태어난 것이다”(히폴리투스)

초대교회가 그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면 구전으로서는 그 이전부터 내려왔을 가망성이 높다.
 

2. 동방 원정에 나섰던 헬라의 알렉산더 대왕의 부하들에 의해 고대 페르시아 땅의 빛의 신인 ‘미트라’가 유럽에 소개되었고, 그 여파로 BC 67년 로마에서 태양신 숭배가 시작되었다. 로마에서 태양신은 여러 다신중의 하나로 취급되었을 뿐이며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말년인 AD 274년 12월 25일이 되어서야 ‘솔 인빅투스’를 위해 신전을 짓고 봉헌하여 탄생일로 숭배하게 되었다. 이것은 초대교회 내에 12월 25일이 문서상으로 성탄절로 등장한 AD 200년경 보다 70년이나 늦은 시기이다.
 

3. 4세기 초 동방의 예루살렘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탄생일과 세례 받으신 날을 1월 6일로 정하고 베들레헴과 요단강에서 각각 기념했다. 2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두 곳을 하루 만에 오가는 일이 벅찼다. 이러한 불만이 고조되자 예루살렘의 주교 키릴루스는 로마 본부의 주교 율리우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실재 탄생 일자를 밝혀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율리우스는 히폴리투스의 의견대로 12월 25일을 예수님의 탄생일로 본다는 회신을 보냈고, 마침내 AD 354년 리베리우스 감독의 시대부터 12월 25일이 성탄절로 지켜졌다.

위의 내용을 보더라도 성탄절은 히폴리투스의 견해대로 율리우스 주교에 의해 공식적으로 12월 25일로 지켜진 것이지, 이교도의 태양신 탄생일을 성탄절로 대체한 것은 아니다. 기독교의 모든 정통 교리들은 신구약 66권의 말씀에 기초한 것이며(계시의존사색), 결코 어떠한 이교도의 종교, 철학, 사상(이데올로기), 풍습과 교훈에 의거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고대 로마교회가 AD 354년 성탄절을 12월 25일로 정함으로 생명의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교도의 태양신을 비롯한 모든 잡신들을 내어 쫓으신 것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시려고 오신 것이다.

“죄를 짓는 자는 마귀에게 속하나니 마귀는 처음부터 범죄함이니라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니라”(요일 3:8)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창 3:15).

예수 그리스도는 지금도 마귀와 싸우고 계시고 종국에는 마귀의 일을 섬멸하실 것이다.
 

4. 우리가 지내고 있는 성탄절에 이교도의 여러 풍습(아이들에게 선물을 줌, 선물교환, 크리스마스 트리와 화려한 장식들, 산타클로스의 등장들)들이 첨가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들로 인해 성탄절은 신자들뿐 아니라 비신자들 사이에서도 세계적인 축일이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은 더욱 존귀케 되었다(빌 2:5-11). 이는 마치 모압 왕 발락이 브올의 아들 발람 선지자로 하여금 이스라엘을 저주하려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 발람으로 하여금 이스라엘 민족에게 축복을 선포하게 하셨던 사건과 같으며(민 22-23장), 요 11:49-52에 나타난 바와 같이 그 해 대제사장인 가야바가 정치적 목적으로 예수를 죽이려고 말했으나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전용되어 예수님의 속죄의 죽음을 예언한 것이 되었다.

예루살렘 교회 당시 사도들이 유대인들에게 잡히고 핍박당할 때 바리새인 교법사 가말리엘은 이렇게 말했다.

“유다에서 드다가 일어났으나 죽임을 당하고 갈릴리 유다가 일어났으나 망했다. 사도들이 사람에게서 났으면 무너질 것이요, 하나님께로서 났으면 무너뜨릴 수 없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까 하노라”(행 5:34-40).

가말리엘의 말을 듣고 유대인들은 사도들을 채찍질 하고 놓아 주었다. 2000년 전 교법사 가말리엘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일어난 여러 메시야 운동들이 일어나 망한 것을 보고 예수 메시야 운동도 망할 수도 있고 또한 흥할 수도 있다고 예언한 것이다. 그러나 12월 25일이 성탄절이 되어 전 세계적인 기독교의 축일이 된 것은 기독교가 하나님께로서 나왔다는 그의 예언의 일부가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앞으로 우리 생애에 크리스마스가 몇 번이나 더 있을까? 비신자들도 이날이 되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데 우리 신자들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안다면 이날을 더 기뻐하고 더 즐거워해야 하지 않을까? 어두운 가운데 빛으로 오셔서 우리의 죄를 위해 영적 성전으로 하나님께 봉헌된 날이 바로 성탄절인 것이다. 성경에는 예수의 탄생일이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초대교회가 정하고 우리가 전통적으로 지켜온 12월 25일 성탄절을 굳이 부정할 필요가 있을까?

이날을 지키려 해도 종교적인 억압 때문에 고통 중에 있는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 북한을 비롯해 이 지구촌에는 얼마나 많은가? 그들에게도 어서 속히 탄일종의 기쁜 소리가 울려 퍼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찬송시 중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 가 2세기 말에 작시한 “참목자 우리 주”라는 찬송가가 있다. 찬송시 중 가장 오래된 찬송가 이며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찬송가 이다. 이 찬송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지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필자는 한때 이 찬송가를 부르면서 이러한 고귀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감격하여 엉엉 운적이 있었다.

이 찬송가는 대림절에 부르는 찬송가인데, 통일 찬송가 103장에 기재되어 있는데, 새찬송가나 21세기 찬송가에 없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독자들도 이 찬송가를 같이 불러 보았으면 한다. 이 찬송시와 같이 우리의 참목자, 참인도자, 참 구주되신 우리의 왕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한다. 금년 2018년도 성탄절이 여러분의 생애 중에 가장 행복하고 가장 보람된 성탄절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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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훈 장로는 Nevada주의 Las Vegas에 거주하며, 갈보리장로교회(협동장로)에 출석한다. 직업은 치과의사이고, 라스베가스의 '김리훈 보철치과'의 원장이다. 남가주대학(USC), 캘리포니아대학(UCLA, 치의학박사), 미시간대학(U of M, 보철전문의 석사)에서 의학을 공부하였다. 또한 미주 총신(M.Div)에서 개혁신학을 공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