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정이철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개혁주의신앙을 가지고 있는 자매입니다. 항상 올바른 개혁주의 복음 전하심과 이단 분별 사역을 하고 계심에 감사드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교수님께서(정이철 목사를 교수라고 오해하시고 계심) 웨슬리 신학과 관련하여 사과를 하신 것을 보고 의아하여 메일은 보냅니다. 보도 자료를 보고 저도 웨슬리 관련 논문들을 살펴보았는데요. 내용들을 살펴보면, 정이철 교수님께서 사과하실 일이 전혀 없으신 듯한 데, 어찌하여 사과문을 게재하셨는지 궁금하여 이메일을 보냅니다.

저 외에도 다른 성도분들도 궁금해 하고 있는데, 잠시 시간 내어 답장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제가 살펴본 웨슬리 논문에서 발췌한 웨슬리 설교집 내용들을 살펴보면, 한국웨슬리학회 편, <웨슬리설교집 1>, 348 (설교: 마음의 할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도울 수 없다. 하나님의 도움이 없다면 우리는 죄에 죄를 더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로 하여 선한 것을 소원하게 하든지 행하게 하는 이는 그의 능하신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뿐이시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를 말하는 듯 보이지만, 한국웨슬리학회 편, <웨슬리설교집 6> (서울: 한기독교서회, 2006), 165 (설 교: 우리 자신의 구원을 성취함에 있어서)를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선행은총에 의해 인간의 의지의 자유는 회복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주어진 자유를 하나님의 뜻에 맞게 사용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은총에 의해서 인간은 책임적 존재가 되었음으로 구원에 있어서도 인간은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가 있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의하여 가능하지만, 인간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호의로 응답하면 구원을 얻고 거절하면 구원을 얻지 못한다. 이 때 주도적으로 선행으로 역사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인간은 수동으로 응답할 수 있고 응답해야 한다.”

웨슬리가 말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 수동으로 응답할 수 있다고 말하면 행위구원이 아닌게 되나요? 이건 누구의 해석이나 의견도 아니고 웨슬리가 직접 설교한 설교문 내용인데요. “하나님께서 물론 은혜로 불러주셔야 구원이 받지만, 하나님께서 아무리 부르셔도 결국 인간의 응답 여부가 구원을 좌지우지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하나님이 부르셔야 인간이 응답할 수 있는거니 행위구원이 아니라는 말은 어불성설이지 않는가? ... 하는 의문이 듭니다.

성경에는 분명히 로마서 9장 15~16에서는 분명히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모세에게 이르시되 내가 긍휼히 여길 자를 긍휼히 여기고 불쌍히 여길 자를 불쌍히 여기리라 하셨으니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

웨슬리는 로마서 8장 32을 본문으로 한 유명한 설교 “값없이 주시는 은혜” (Free Grace)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하여 내어주신 이가 어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은사로 주지 아니 하시겠느뇨’라는 말씀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saving grace)는 ‘모든 사람 안에서 자유롭고(free in all), 모든 사람을 하여 자유롭다(free for all)’고 선언합니다. 구원의 은혜는 일부 선택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값없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제가 보기엔 웨슬리는 구원으로의 초청과 실제 구원을 혼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초청은 유기자와 택자 구분없이 모두에게 주어지지만, 구원의 은혜는 택자에게만 임하며, 인간은 영적으로 죽어있는 존재이기에 애초에 응답할 능력이 없음을 성경 전체에서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웨슬리는 하나님이 부르셔야 하지만 인간의 선택과 반응, 즉 행위에 의해 구원받음을 말하는 명확한 증거들이 많은데, 왜 교수님께서 어찌하여 사과를 하셨는지 ... 좀 궁금합니다.
 


답변>
그때는 참 복잡했습니다. 이성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만일 웨슬리가 그리스도의 피 외에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가르쳤다면 이단성이 있었던 것이다”라는 저의 문장에 많은 감리교 목사님들이 격분하여 문제가 커졌습니다. 그것이 문제의 발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만일 웨슬리가 그리스도의 피 외에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가르쳤다면 신학적인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표현을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많은 감리교 목사님들은 제가 자신들을 모욕하는 것으로 받아드렸고, 이미 신학적인 토론의 범위를 넘어서서 심한 감정적인 영역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장로교와 감리교 사이에 협력하는 문제도 있었는데, 그런 문제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감리교신학대학 교수님들 중에서 웨슬리 신학의 구원론이 종교개혁자들의 이신칭의 구원론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실제로 종교개혁 구원론을 가르치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 분들 입장에서는 제가 감리교 신학을 오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종교개혁 이신칭의 신학으로 웨슬리의 사상을 가르치는 교수님들에 대해서 사과를 드렸고, 또한 앞으로는 행위구원론을 주장하는 감리교 목사님들을 만나면 그것이 감리교 전체의 입장이라고 여기지 않고 그 개인의 입장이라고 여기고 비판하겠다고 했던 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웨슬리의 설교나 감리교 공식 문서에 구원이 하나님의 초청에 대한 인간의 행위(회개, 성화)의 결과라고 가르치는 내용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을 이야기하면, 많은 감리교 목사님들이 조금 다른 내용의 웨슬리의 설교 내용을 제시하십니다. 어떤 분들은 웨슬리가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고 가르쳤다는 증거를 보내오셨는데, 놀랍게도 그 내용 뒷부분에서 인간의 구원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인간의 행위(회개, 성화)라는 내용도 들어있기도 했습니다.

상당수의 감리교, 성결교, 나사렛 교회 목사님들이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로 시작되고, 구원의 완성은 예수님이 만드신 복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도움을 입어 우리가 어느 정도의 순종과 성화를 이루는가에 달려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비성경적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은혜를 파괴하는 사상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달리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복음의 명령에 대한 인간의 순종과 회개가 구원의 완성을 이룬다는 주장에 대해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그리스도의 은혜로 너희를 부르신 이를 이같이 속히 떠나 다른 복음을 따르는 것을 내가 이상하게 여기노라”(갈 1:6)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의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좇아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하셨나니”(딛 3:5)

그 무렵 제가 한국에 갔을 때, 감리교 교수님들과 목사님들을 만날 시간이 없어서 사과하는 자필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내용은 앞으로 행위구원론을 주장하는 감리교 목사님들을 볼 때, 그것을 감리교회 전체의 입장으로 보지 않고 그 개인의 입장으로 이해하고 비판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감리교회나 어떤 교단의 행위구원론을 성경의 입장으로 인정하고, 그것을 비판한 것을 사과한다는 말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종교개혁 이신칭의 구원론, 성화론을 성경적으로 가르치시는 감리교신학교의 이수정, 임성모 교수님들의 입장에 대해서 전적으로 지지하였고, 그 분들에게는 무례가 된 것을 사과하였습니다.

웨슬리 구원론에 대해 감리교회가 단 하나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다수의 의견이 아니고 소수의 의견일지도 칼빈의 종교개혁 이신칭의 구원론과 일치하는 신학을 가지고 계시는 교수님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웨슬리의 은사와 성령론 부분에서도 개혁주의 신학과 크게 다르지 않는 내용을 가르치는 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또 반대로 웨슬리의 성령론을 현재의 은사주의의 시작이나 되는 것처럼 가르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감리교단의 신학정신은 “이것이 교단의 입장이다”라면서 단 하나만을 강요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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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철 목사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반석장로교회’의 담임목사이고 거짓 신학의 ‘견고한 진’(고후10:4)을 무너뜨리기 위해 시작된 신학신문 <바른믿음>의 대표이다.
총신대학(B.A 졸업),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 Eqiuv.졸업),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대학원(Th.M 졸업), Liberty Theological Seminary(S.T.M 졸업),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Th.M 수학), Liberty Theological Seminary(D.Min 수학), 남아공신학대학원(South African Theological Seminary, Ph.D)에서 연구하였고, 현재 University of Pretoria(Ph.D)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제3의 물결에 빠진 교회」, 「가짜 성령세례에 빠진 교회」,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 Story」, 「한 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 「능동적 순종에 빠진 교회」가 있다.